Current Issue

Journal of Physiology & Pathology in Korean Medicine - Vol. 37 , No. 6

[ REVIEW ARTICLE ]
Journal of Physiology & Pathology in Korean Medicine - Vol. 34, No. 6, pp. 279-284
Abbreviation: J Physiol & Pathol Korean Med
ISSN: 1738-7698 (Print) 2288-2529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25 Dec 2020
Received 28 Aug 2020 Revised 16 Oct 2020 Accepted 29 Oct 2020
DOI: https://doi.org/10.15188/kjopp.2020.12.34.6.279

怪病多屬痰 이론에 대한 비판적 소고
배성진1 ; 최준용2 ; 김기봉3 ; 하기태1, 4, *
1부산대학교 건강노화 한의과학 연구센터
2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임상의학1부 및 한방내과
3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임상의학2부 및 한방소아과
4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한의과학과 및 응용의학부

Critical Review on Theory of “Eccentric Diseases are Due to Phlegm”
Sung-Jin Bae1 ; Jun-Yong Choi2 ; Kibong Kim3 ; Ki-Tae Ha1, 4, *
1Korean Medical Research Center for Healthy Aging, Pusan National University
2Division of 1st Clinical Medicine and Internal Medicine in Korean Medicine, School of Korean Medicine, Pusan National University
3Division of 2nd Clinical Medicine and Pediatrics in Korean Medicine, School of Korean Medicine, Pusan National University
4Department of Korean Medical Science and Division of Applied Medicine, School of Korean Medicine, Pusan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 *Ki-Tae Ha, Department of Korean Medical Science and 2Division of Applied Medicine, School of Korean Medicine, Pusan National University, 49, Busandaehak-ro, Mulgeum-eup, Yangsan-si, Gyeongsangnam-do, Korea ·E-mail : hagis@pusan.ac.kr ·Tel : +82-51-510-8464


Ⓒ The Society of Pathology in Korean Medicine, The Physiological Society of Korean Medicine
Funding Information ▼

Abstract

The theory of “eccentric diseases are generally due to phlegm (怪病多屬痰)” means that phlegm is a major cause for intractable diseases including cerebrovascular accident, depression, insanity, and shock from strange things or evil sprint. It has been a key foundation for the diagnosis and treatment of phlegm in traditional Korean medicine. However, the origin of the theory is not clear and controversial. In this study, we critically reviewed the origin and developing process of the theory in the viewpoints of philology and pathology in Korean medicine. Wang Yin-Jun (王隱君) did not claim that eccentric diseases are generally due to phlegm in Taidingyangshengzhu-lun (泰定養生主論). The miscitation by following medical literature caused the misunderstanding in the meaning of Taidingyangshengzhu-lun, that phlegm can cause variable symptoms and signs. In the Ming dynasty, some poor medical doctors had tended to diagnose any difficult case as phlegm syndrome and to use Kuntan-huan (滾痰丸) as a standard herbal formula for treating phlegm syndrome. However, the tendency to categorize delicate cases easily to phlegm syndrome is not desirable. Besides, the tendency to use Kuntan-huan as a basic formula for the phlegm syndrome might cause diverse and severe adverse effects. Thus, we cannot accept the theory of eccentric diseases is generally due to phlegm without a doubt. In conclusion, this theory might be a valuable aphorism in terms of considering the possibility of the secondary pathologic factors including phlegm and blood stasis which should be considered first in case of intractable diseases.


Keywords: Eccentric diseases, Phlegm, Wang Yin-Jun, Taidingyangshengzhu-lun, Dongeuibogam

서 론

“怪病多屬痰”이라는 이론은 痰飮이 中風, 癲狂, 客忤, 邪祟 등 난치성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것으로, 治痰理論의 중요한 準則이 되어 왔다1-3). 그러나 이 이론의 유래는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朱丹溪가 “怪病多屬痰” 이론의 창시자라고 하는데1), 현존하는 朱丹溪의 책에서는 해당 구절이 확인되지 않는다4). 明代의 張介賓이 『質疑錄』5)에서 “庸工不曉病機, ⋯⋯ 而曰怪病多屬痰”이라고 한 것이 한의학 문헌상 확인되는 최초의 것이며, 淸代 沈金鰲도 『沈氏尊生書』6)에서 “昔人云: 怪病多屬痰, 暴病多屬火”라고 하였다. 이러한 것을 볼 때, 明末에 이미 怪病多屬痰 이론이 널리 퍼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怪病多屬痰”이라는 명확한 표현은 없지만, 흔히 “王隱君痰論”으로 불리는 王珪의 『泰定養生主論』「痰證」7)의 “内外百病皆痰所致”라는 표현이 해당 이론의 가장 오래된 출전으로 인정하고 있다6,8,9). 王隱君痰論은 明代 劉純의 『玉機微義』10), 虞摶의 『醫學正傳』11), 徐春輔의 『古今醫統大全』12), 과 朝鮮時代 許浚의 『東醫寶鑑』13) 등의 醫書에 인용되어 痰病의 통치방으로서 滾痰丸을 사용하는 근거가 되는 등 後代 醫家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怪病屬痰 이론의 연원과 발전 과정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저자는 王珪의 『泰定養生主論』「痰證」의 인용 과정을 추적함으로써 怪病多屬痰 이론의 전개 과정에 대해 문헌적, 병리적 측면에서 다소의 지견을 얻었으며, 이를 본 論考를 통하여 보고하고자 한다.


본 론
1. 인용 문헌의 구조 분석

서론에서 밝힌 바와 같이 『玉機微義』10), 『醫學正傳』11), 『古今醫鑑』12)과 『東醫寶鑑』13)에서 王隱君痰論을 인용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해당 원문을 원본인 『泰定養生主論』7)의 글과 함께 정리하여 Supplementary materials에 첨부하였다.

王隱君痰論을 포함하는 다섯 가지 고전의 텍스트 구조를 정리하면 아래의 Fig. 1과 같다. 먼저 해당 이론의 원본에 해당하는 1324년에 저술된 泰定의 경우 가장 긴 분량이며, 5개 문헌의 공통부분과 2개로 분리된 泰定과 古今의 공통부분 및 개별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396년 저술된 玉機의 경우 5개 문헌의 공통부분과 玉機, 正傳과 東醫의 3개 문헌의 공통부분, 가장 짧은 개별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515년에 저술된 正傳은 해당 챕터의 맨 앞에 개별 부분이 추가되어 있으며, 그 뒤로 5개 문헌의 공통부분과 3개 문헌의 공통부분, 저자의 개인 의견을 피력한 개별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556년에 저작된 古今의 경우 두 번째로 긴 분량이며, 5개 문헌의 공통부분과 연결된 泰定과 古今 2개 문헌의 공통부분 및 상대적으로 짧은 개별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610년에 편찬된 東醫의 경우 기본적인 구조는 玉機 및 正傳과 매우 유사하나 뒤에 포함된 개별부분이 다른 차이가 있다.


Fig. 1. 
Textual structures of Yin-Jun Wang’s phlegm theory (王隱君痰論).

원본인 泰定의 「痰證․痰證敍引」은 크게 두 문단으로 나뉘는데, 첫 문단에서는 “痰證一條”에서 “並無一說對證”까지인데 주로 王珪 자신이 어릴 때부터 다양한 질병을 앓아 왔음을 서술하고 있으며, 두 번째 문단은 “一日于广廣中遇眼医”에서 “共爲饒益之事”까지로 우연히 어떤 의사를 만나서 滾痰丸을 전수받은 사연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머지 문헌 중에서 正傳과 東醫는 2개의 문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공통부분은 王隱君痰論의 인용문 형식이며 두 번째 문단은 개인적 의견(正傳) 및 다른 문헌의 인용(東醫)으로 되어 있다. 나머지 2개 문헌은 문단이 1개이며, 대부분의 내용이 王隱君痰論의 인용 형식으로 되어 있다.

2. 문헌의 내용 및 연계성 분석

다섯 문헌의 공통부분에서도 구체적인 조문의 내용에 있어서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먼저 분량 면에서 살펴보면 泰定이 가장 분량이 많고 그 다음이 古今이며, 나머지 3개의 문헌은 공통부분의 분량이 큰 차이가 없다. 내용 면에서는 공통부분의 앞부분에서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Fig. 2). 云과 曰이나 爲病과 致病 같은 사소한 문구의 차이는 제외하더라도, 泰定과 古今의 경우 “素問雖載鼻鼽、辛頞、喘滿爲熱, 而無治法”라는 부분을 공통적으로 포함하고 있고, 다른 문헌에서는 “五痰諸飮”(泰定), “五飮痰諸飮”(玉機), “五飮諸痰”(古今) 등으로 간략하게 표기된 부분이 正傳과 東醫에서는 “懸飲、留飲、支飲、痰飲、諸飲”으로 세분화되어 표기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泰定에서 “鮮能對證. 余自幼多病, 莫知其源”이라고 된 부분이 나머지 문헌에서는 모두 “莫知其爲病之源”으로 다르게 인용이 되어 있다.


Fig. 2. 
Comparison of first part of “Common in 5” paragraph.

또한 5개 문헌의 공통부분에서도 泰定과 古今은 비교적 상관성이 높으며, 나머지 玉機, 正傳, 東醫의 3개 문헌이 상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泰定와 古今은 “或噎氣吞酸, 鼻聞焦臭, 喉間豆腥, 心煩鼻塞”이라고 된 부분이 나머지 3개 문헌은 “或噫氣吞酸, 心下嘈雜, 或痛或噦”(玉機), 또는 “或噯氣吞酸, 嘈雜, 嘔噦”(正傳, 東醫)라고 되어 있어서 비강 증상과 소화기 증상의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다만 “其痰似墨”이나 “心下如停冰鐡” 등의 일부 내용에서는 玉機가 泰定, 古今과 같은 표현을 사용한 곳도 나타난다. 이러한 것은 正傳나 東醫에 비하여 玉機의 저술년도가 더 이르기 때문에, 원본인 泰定과 더 유사한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공통부분의 끝에서는 “手麻臂疼, 狀若風濕”라는 玉機의 내용이 泰定의 “手疼麻臂, 狀若風濕”, 古今의 “手麻臂痛, 狀若風濕”등과 유사하며, 正傳 및 東醫의 “手麻臂痛, 狀若挫閃”과 차이가 있다(Fig. 3). 다만, 泰定의 “손이 아리고 팔이 저리다(手疼麻臂)”가 그 이후 문헌에서 “손이 저리고 팔이 아프다(手麻臂(疼)痛)”으로 변화된 것은 玉機의 영향으로 생각된다.


Fig. 3. 
Comparison of last part of “Common in 5” paragraph.

玉機와 正傳, 東醫 3개 문헌의 공통부분은 원본인 泰定의 「痰證․痰證敍引」에는 나타나지 않는 부분인데, 일부 내용은 「滚痰丸服法」의 내용을 축약하여 정리한 것으로 생각되며,7) “或脊上(中)毎日一條如線之寒起者; 或渾身習習, 如臥芒刺者” 등 일부 내용은 泰定의 痰證門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泰定과 古今의 2개 문헌 공통부분 중에서 古今에만 나타나는 “或時失志, 甚欲癲狂; 或心下怔忡, 如畏人捕; 或嘔吐冷涎, 綠水黑汁; 婦人則月經不通; 忽成癆瘵、荏苒之疾. 內外爲病, 非止百端, 其狀不同, 難以盡述”의 경우에는, 3개 문헌 공통부분에서 산발적으로 유사한 구절이 나타나고 있다. 이 중에서도 “如畏人捕”, “其狀不同, 難以盡述”, “月經(水)不通” 등의 구절을 볼 때, 古今의 해당 부분은 玉機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

개별부분의 경우에는 각 문헌별로 차이점이 매우 큰데, 내용적으로는 원본인 泰定이 가장 분량이 많다. 泰定을 제외하고는 正傳과 東醫가 많으며, 古今과 玉機이 가장 적다. 특히 古今과 玉機의 개별부분은 양적으로도 적지만, 실질적으로는 泰定의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正傳의 경우에는 앞 부분에 “《內經》曰: 諸氣憤鬱, 皆屬肺金. 蓋肺氣鬱則成熱, 熱盛則生痰. 丹溪曰: 自鬱成積, 自積成痰, 痰挾瘀血, 遂成窠囊, 此爲痞、爲痛、爲噎膈、翻胃之次第也”라고 하여 痰飮에 대한 內景 및 朱丹溪의 견해를 인용하고 있으며, 뒷부분에는 “愚竊以其論證固詳~慎之慎之!”에서 痰病이라고 하더라도 虛實과 환자의 체질을 잘 구분하여 치료해야 한다는 개인의 견해를 첨부하였다. 東醫의 경우에는 “劉宗厚曰~不同者哉!”를 통하여 玉機의 저자인 柳純의 말을 인용하고 있는데, 핵심은 正傳과 같이 虛實을 구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玉機에서 해당 인용문과 동일한 문장은 나타나지 않지만 해당 인용문과 유사한 내용이 痰飮門의 전반에 걸쳐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아10), 玉機의 내용을 축약 인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泰定에 수록된 王隱君의 痰論은 玉機와 古今의 두 가지 다른 계열을 통하여 후대에 인용되었으며, 東醫의 경우 주로 玉機-正傳의 계열을 통하여 재인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이하게도 東醫의 「王隱君痰論」의 경우 인용부호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데,13) 철저하게 매 문단마다 인용부호를 표기하는 『東醫寶鑑』의 일반적인 편과는 매우 다르다. 또한 東醫에서 正傳의 개별부분은 전혀 인용하고 있지 않아서 玉機를 통한 직접 인용의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Fig. 2Fig. 3에서 나타낸 것처럼 공통부분 문장의 구체적인 내용은 正傳과의 상관도가 매우 높다. 또한 개별부분의 내용에서도 東醫는 비록 玉機를 축약한 형태이기는 하지만, 핵심적 내용인 痰病 치료에서 虛實이 중요하다는 것은 正傳과 서로 동일하다. 따라서 東醫는 正傳을 통한 재인용이 위주이며, 개별부분은 玉機의 내용을 축약하여 추가적으로 인용한 것으로 생각된다(Fig. 4).


Fig. 4. 
Philological connections between chapters in 5 different literatures which mentioning Yin-Jun Wang’s phlegm theory (王隱君痰論).

3. 王隱君痰論의 인용 오류에 대한 고찰

본론의 Fig. 2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통부분의 첫 부분은 매우 다양하게 기술되어 있다. 기본적으로는 泰定과 古今이 유사하고 나머지 세 문헌이 유사하지만, 泰定을 제외한 나머지 네 문헌에서는 “鮮能對證. 余自幼多病”라는 부분이 모두 빠져 있다. 그런데 이 부분을 빼고 해석을 하면 “痰의 증상은 예나 지금이나 상세하지 않다. 方書에서 다양한 痰證의 차이를 말하고 있지만 그 병(痰病)됨의 원인을 알지 못 한다”이지만, 泰定의 원문을 그대로 해석하면 “痰證 한 조문은 예나 지금이나 상세하지 않다. 『소문』에는 鼻鼽、辛頞、喘滿爲熱 등이 수록되었으나 治法이 없다. 方書에는 비록 五痰、諸飮의 구분이 있지만 對證하기가 어렵다. 나는 어릴 때부터 병이 많았는데, 그 원인을 알지 못했다”라고 하여 전혀 다른 해석이 된다. 즉, 泰定에서는 痰病의 원인을 알지 못한다는 일반론이 아니라, 저자인 王珪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어릴 때부터 앓은 다양한 병치레의 원인을 몰랐다는 것이 된다(Fig. 5). 이러한 인용 실수 때문에 “莫知其(爲)病源” 이후의 문장에 나오는 다양한 증후가 痰病의 일반 증후로 인식된 것이다.


Fig. 5. 
Comparison of translation and interpretation on the first part of “Common in 5” paragraph.

이러한 중요한 해석상의 차이를 나타내는 인용의 오류가 왜 일어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泰定이 처음 출판된 1327에서 단지 69년이 지난 玉機(AD 1396년)에서 이미 “鮮能對證. 余自幼多病” 부분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에서 인용상의 단순 누락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劉純은 滾痰丸을 痰病의 통치방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는 해당 처방을 攻下之劑로 분류하고, “이 처방은 대황, 황금을 군약으로 양명의 습열을 내리고 청몽석으로 담을 줄이고 침향으로 기를 끌어가서 위로는 하늘과 아래로는 황천에 도달하게 한다. 실열이 있는 사람에게만 쓸 수 있다(按此以大黃、黄芩為君, 大瀉陽明濕熱之藥; 礞石以墜痰, 沉香則引諸氣, 上而至天、下而及泉為使也. 有實熱者可用)”이라고 하였다.10) 따라서 의도적인 인용 누락에 의한 개념 조작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인용의 실수는 후대에 그대로 전달이 되어 怪病屬痰 또는 十病九痰의 이론적 근거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향후 한의학 고전의 인용문을 읽을 때는 반드시 원 출전을 정확히 확인하여야 인용 실수에 따른 개념 혼란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滾痰丸의 적응증에 대해서 『泰定養生主論』「滾痰丸歌括」에서는 “千般怪證如神效”라고 하였지만, 그 뒤의 「滾痰丸服法」에서 적응증을 별도로 설명하고 있다(Table 1). 正傳의 개별부분에서도 “곤담환은 형체가 굳세고 기운이 실하면서 담이 단단하게 쌓여서 병이 된 경우에만 투여할 수 있다. 만약 기와 몸이 허약한 사람에게는 절대로 가볍게 쓰면 안된다(夫滾痰丸, 止可投之於形氣壯實、痰積膠固爲病者; 若氣體虛弱之人, 決不可輕用)”라고 언급하고 있다.11) 실제로 滾痰丸의 구성을 살펴보면, 大黃(酒蒸), 黃芩, 青礞石(焰硝煆), 沉香 등 苦寒하고 沈重한 약물로 구성되어 있다. 비록 炮劑를 통하여 약성을 조절하였다 하더라도 寒證의 경우에는 활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滾痰丸은 劉純이 말한 것처럼 實熱證에만 사용이 가능하며(有實熱者可用)10), 形氣壯實한 사람의 濕熱痰(食)積이나 窠囊老痰,13,14) 痰積膠固11) 등에 활용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東醫에서도 滾痰丸 條에서는 “덤불이 우거진 듯 內外의 여러 雜證에 온갖 약이 효과가 없고, 여러 方書에 그 병이 기록되지 않았으며 의사들이 변증할 수 없는 경우에 복용시키면 다 효과가 있다(凡荏苒之疾, 內外諸般雜證, 百藥無效, 方書未嘗載其疾, 醫者不能辨其證, 服之無不效)”13)고 하여 변증이 어려운 난치성 질환이면 다 활용이 가능한 것처럼 기록하였지만, 「王隱君談論」 편에서는 “곤담환을 만들어 그 고질병을 통치하였으므로 仲景이나 三因方에서 表裏內外에 따라 한법, 하법, 온법, 리법을 구분한 것에 비해서는 간편하지만, 서투르고 잘못되었다. 더욱이 허실과 한열이 다름이 있음에야!(製滾痰丸一方, 總治斯疾固, 爲簡便較之仲景·三因有表裏內外, 而分汗下溫利之法, 則疎濶矣. 况又有虛實寒熱之不同者哉!)”라고 하여 허실한열의 변증을 고려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張氏醫通』에서는 원문의 “以口燥咽幹, 大便秘結”에 근거하여 “舌紅苔黃, 口甜, 脈滑”의 舌脈 징후를 추가하였는데,15) 滾痰丸의 처방증의 확정 및 임상활용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의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Table 1. 
Summary of indication of Kuntan-huan (滾痰丸).
계통 증상
정신계 一切久新失心喪志,或顛或狂等證; 一切心下怔松,如畏人捕,怵惕不安
뇌혈관계 一切中風癱瘓,痰涎壅塞,大便或通或結者
통증 一切陽證風毒,腳氣,遍身遊走疼痛; 一切走刺氣痛; 一切無病之人,遍身筋骨等處平白疼痛,不能名狀者; 一切頭疼,非頭風證, 牙疼或浮或癢,非風蛀牙證者; 一切心氣冷疼,如停冰塊; 一切男子婦人,大小虛實,久患心疼,下連小腹
호흡계 一切久新痰氣喘嗽; 一切急慢喉閉,赤眼;
소화계 一切噎氣吞酸; 一切失饑傷飽,憂思過慮,至於心下嘈雜或噦
난치질환 一切因風因寒,鼻塞身重等證,身體不痛,非傷寒證者; 一切荏苒之疾日久,男子婦人之患,非傷寒內外之證

서론에 말한 것과 같이 “怪病屬痰”의 이론이 누구에 의해 최초로 제기되었는지 명확히 알기는 어렵다. 흔히 朱丹溪가 怪病屬痰을 주창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丹溪의 문헌 어디에서도 怪病屬痰이라는 표현은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유사한 표현으로 『丹溪心法』「痰十三」에서는 “풍담으로 기이한 증상이 많이 보인다(風痰多見奇證)”, “온갖 병에서 담을 겸한 것이 많은데도 사람들이 잘 모른다(百病中多有兼痰者, 世所不知也)”라고 하였고, 『格致餘論』에서도 「虛病痰飮有似邪崇論」 등의 논설4)이 있지만, 오히려 「虛病痰飮有似邪崇論」라는 제목 그대로 “虛證의 痰飮證을 邪崇로 오인하여 치료하면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東醫寶鑑』에서는 丹溪의 「虛病痰飮有似邪崇論」을 인용하면서 편명을 「痰病有似邪崇」라고 하였는데,13) “虛病”이 삭제되어 혼란의 여지가 있다. 淸代의 『醫述』에서는 “⋯⋯甚或無但見鬼, 似崇非崇, 悉屬痰候”라고 하여,16) 王珪나 朱丹溪가 말한 것과는 의미를 완전히 뒤바꾸어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후대 醫家들의 오해로 인하여 怪病屬痰 이론이 朱丹溪로부터 유래하였다는 인식이 생긴 것으로 생각된다.

張介賓은 『質疑錄』「論怪病多屬痰」에서 怪病을 “몸의 기혈이 허약하기 때문에 사기가 허한 것을 타고 들어온(亦由本人氣血虛弱, 邪乘虛入)”것으로, “오장이 평소 허(五臟素虛)”하기 때문에 헛것을 보는 것이라고 정의를 하고 있다.5) 특히 그는 痰은 脾胃氣虛로 인하여 인체의 津液이 변화하여 발생하는 병의 산물일 뿐이기 때문에, 병인이 될 수 없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5,14) 따라서 “王隱君의 저서에 痰病에 나타나는 증세가 여러 가지이고, 또한 痰이 변화하는 근원을 추적하면 예측할 수 없다고 한 것에 불과하지 괴이하다고 한 적은 없다(雖王隱君著痰病, 見症種種, 亦不過推原痰之變化不測, 而未嘗以爲怪也)고 하였다.5) 張介賓이 『質疑錄』을 저술할 때 泰定의 원문을 직접 보았는지는 명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景岳全書』「雜證謀·痰飮」의 내용에서 泰定의 내용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볼 때14) 王珪의 저술을 직접적으로 인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王珪의 痰論은 怪病屬痰 이론의 근거가 될 수 없으며, 단지 담으로 인해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의 다양성을 말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한 점은 매우 탁월하다고 사료된다.


고 찰

怪病은 현대 中醫에서는 “현재의 의학수준으로는 인식이 되지 않거나 인식이 부족한 질병”으로서 소위 난치병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으나,17,18) 충분하고 명확한 정의라고 하기는 어렵다. 결국 일상적인 치료로 낫지 않는 질환을 怪病으로 부른다면, 張介賓이 『質疑錄』에서 말한 것처럼 “평범한 의사들이 병기에 밝지 못하여 자기가 모르는 증세를 만나게 되면 번번이 괴이한 병(庸工不曉病機, 一遇不識之症, 輒謂怪病)”5)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朱丹溪와 張介賓 모두 邪祟, 飛尸, 鬼擊, 客忤와 같이 현대적으로는 정신병에 해당하는 질환들을 怪病으로 인식하였으며,4,5) 이러한 怪病 개념은 오히려 담음증의 범위를 굉장히 국한시키는 표현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Table 1에서 정리한 滾痰丸의 다양한 적응증 중에서도 정신계통에 해당하는 일부 증상만을 포괄하는 것에 불과하다.

痰飮은 外感六淫이나 內傷七情, 飮食勞倦 등의 원인으로 인체 내의 水濕이 停滯되고 寒熱 등과의 복합적 작용을 통하여 凝滯, 煎熬되어 발생하는 일종의 병리적 산물이다.17) 그러나 痰飮은 그 차제가 하나의 病因으로 작용할 수 있다. 痰飮이 병의 산물이냐 병의 원인이냐에 대하여 오랫동안 논쟁이 있었으나, 현대 한의학에서는 이차성 병인 또는 속발성 병인으로 규정되고 있다.19-21) 痰病이 병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다양한 견해가 상존해 왔지만, 그 치법에 있어서는 脾胃의 기능을 정상화함으로써 津液의 정상적 運化를 통하여 痰이 발생하는 근원을 해결하는 것을 기본으로 보는 공통적 견해가 있다.19)

怪病과 痰病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痰飮의 병리 과정 중 매우 久頑陳舊한 경우, 특히 痰瘀互結한 경우에 발생한 難治證을 지칭하는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22) 『東醫寶鑑』에서도 “痰病難治證” 조문에서 氣實熱痰로 인한 難治證 등을 언급하고 있다.13) 그러나 이 경우에도 怪病이라는 용어보다는 難治證으로 부르는 것이 더욱 적합한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王林现의 의견22)과 같이 痰瘀互結한 경우에 정신적 이상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매우 광범하고 다양한 증상이 발현할 수 있다. 따라서 久頑陳舊한 難治證의 경우에 瘀血이나 痰飮과 같은 이차성 병인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질병의 診治에 임하는 것을 강조하는 측면이라면, 怪病屬痰 이론은 나름대로 합리인 면이 있다고 생각된다.

治痰의 원칙에 대해서는 丹溪 학파에서도 동일하게 인식하고 있는데, 『丹溪心法』「痰․附錄」에서 “담을 잘 치료하는 의사는 담을 치료하지 않고 기를 치료한다. 기가 잘 흐르면 온 몸의 진액이 기를 따라서 잘 흐른다(善治痰者, 不治痰而治氣. 氣順則一身津液亦隨氣而順矣)”라고 하였다.4)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二陳湯과 같이 順氣治痰하는 처방이 痰病 치료의 통치방으로 적절하며, 大黃이나 靑礞石과 같은 峻劑를 사용하는 滾痰丸과 같은 처방을 통치방으로 대부분의 痰飮證에 사용한다면 다양한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張介賓도 『景岳全書』「非風․論經絡痰邪」에서 滾痰丸의 사용할 경우 원기를 손상할 우려가 있다고 보았으며, 「雜證謨․不昧」 및 「喘促」에서 평소 정기가 튼튼하고 열이 많으면서 담이 확실한 경우에만 사용하도록 강조하고 있다.18) 이에 대해서는 柳純도 이미 “有實熱者可用”으로 명확하게 인식하였으며,10) 正傳과 東醫에서도 實證의 頑固한 痰病에만 사용해야 한다고 하였으므로,11) 후대 醫家들에게도 자명한 사실로 받아들여 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해당 구절은 『東醫寶鑑』에도 滾痰丸 條에 인용되어 있다.13) 비록 實熱證이라는 명확한 언급은 없고 인용표기는 『丹溪心法』으로 잘못되어 있으나, 본론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許浚에게도 滾痰丸의 적응증은 명확하게 인식된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怪病屬痰 이론에서 말하는 怪病은 현재의 의학수준으로 진단이나 치료하기 어려운 다양한 증상을 말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모든 疑難病의 병리를 痰病으로 단순화하는 이론적인 근거로 삼는 것은 매우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결 론

이상에서 怪病屬痰 이론의 연원으로 알려진 『泰定養生主論』「痰證」을 인용한 문헌을 비교 분석하였다.

『泰定養生主論』에서 王珪는 痰病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고 하였지만 괴이한 병을 모두 痰病으로 치료한다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明代에는 일부 庸醫들이 疑難證은 모두 “怪病屬痰”이라고 하여 峻劑인 滾痰丸을 기본방으로 사용하는 폐단이 발생하였다. 이는 일부의 인용 실수와 더불어 滾痰丸의 적응증이 매우 다양함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되며, 이를 바로잡기 위하여 『玉機微義』나 『醫學正傳』, 『東醫寶鑑』 등에서도 滾痰丸의 사용시 寒熱虛實을 고려하여야 함을 강조하였다. 따라서 “怪病屬痰”이나 “十病九痰” 등의 이론을 무조건적으로 추종하여 滾痰丸을 痰病의 기본방으로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만 임상적으로 치료가 어려운 頑固한 疑難病의 경우에 痰飮이나 瘀血과 같은 속발성 병인의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怪病屬痰” 이론의 가치가 있다고 사료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부산대학교 기본연구지원사업(2년)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References
1. Jia LR, Xu JL, Bei XY. All diseases making trouble are caused by phlegm, China Health Care & Nutrition, 2012; 8(2):2530.
2. Jin MY. On the enlightenment of strange disease caused by sputum, Shaanxi Journal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2009;30(6):766-7.
3. Wang XL. On strange diseases mostly caused by phlegm, Journal of Tianjin College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2003; 22(2):5-6.
4. Zhu XF. Collection of Jinyuan Four Masters’ Medical Book (II), Tianjin, Tianjin Science and Technology Press, 2002:926,1144,1147.
5. Kim JK, Ha KT. Jileuirok: Record for question and doubt, Busan, Pusan National University Press, 2013:88-92.
6. Shen JA. Book of honor for life by Shen, Beijing, China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Press, 1997:530-2.
7. Wang G. Taiding's Theory of Health and Longevity, Beijing, Academy Press, 2003:154-65.
8. Lee SL, Shen ZN. The life and medical contribution of Wang Gui, a physician in Yuan Dynasty, Journal of Liaoning University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2010; 12(11):105-6.
9. Wu XB. An Analysis of Wang Gui's Phlegm Syndrome Theory, Hebei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2009;31(1):128-9.
10. Liu C. Collection of Liu Chun’s Medical Books, Beijing, People's Medical Publishing House, 1986;245-7.
11. Yu T. Right Pass Down of Medicine, Beijing, Chinese Medicine Ancient Books Publishing House, 2002;112-4.
12. Xu CF. Ancient and Modern Medical System, Beijing, China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Press, 2007;1236-7.
13. Heo J. Dongeuibogam, Seoul, Namsangdang, 1994;128-35
14. Zhang JB. Collection of Jingyue’s Books, Beijing, People's Medical Publishing House, 1991;1475-6.
15. Wu XB. An Analysis of Wang Gui's Phlegm Syndrome Theory, Hebei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2009;31(1):128-9.
16. Cheng XX. Medical Statement, Hefei, Anhui Science and Technology Press, 1990;492-4.
17. Yin HH. Basic Theory of Chinese Medicine, Shanghai, Shanghai Science and Technology Press, 2000;101-2.
18. Jin MY. On strange diseases are blame for sputum, Shandong Journal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2009;48(4):223-4.
19. Textbook Compilation Committee. Pathology in Korean Medicine, Seoul, Hanimunhwasa, 2017;98-102.
20. Chen XJ, Zhang BL. Internal Medicine in TCM, Beijing, Science Press, 2007;137-42.
21. Zheng K. On the clinical guiding significance of the phlegm disease theory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Journal of Tianjin College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2004; 23(1):10-1.
22. Wang LX. On the relationship between phlegm turbidity and blood stasis, Jiangxi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2007; 38: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