麻杏薏甘湯으로 호전된 알레르기 질환을 동반한 안면부 포진상 피부염 치험 1례

서 론

포진상 피부염은 홍반, 구진, 수포를 특징으로 하는 수포성 피부 질환으로¹⁾, 학자들은 만성 소화 장애와 글루텐 민감성 소장병이 질환 발생에 있어 주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2-4). 글루텐 민감성과 같은 식품 알레르기는 알레르기 행진이라 명명된 현상에 의해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 비염, 기관지 천식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의 주요한 유발 요인으로 작용하며, 여러 피부 면역 질환의 발생에도 크게 관여한다^5,6). 포진상 피부염의 경우, 소화흡수 과정에서 생성된 면역 복합체가 피부에 축적되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²⁾.

포진상 피부염의 치료에는 글루텐 프리 식이, 항생제, 스테로이드제, 항히스타민제 등이 주로 사용되며⁷⁾, 한의학에서는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는 天疱瘡, 赤火瘡 등을 포진상 피부염의 범주로 보고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치료 후에도 증상이 자주 재발하는 등 질환의 예후는 그리 좋지 못한 편이며⁸⁾, 한의계의 경우 龍膽瀉肝湯加味方을 투여하여 증상 호전을 확인한 치험례 1례를³⁾ 제외하면 아직 관련 연구의 수 또한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이다.

麻黃, 杏仁, 薏苡仁, 甘草로 구성된 전통 처방인 麻杏薏甘湯은 해열, 소염, 진통 효능을 가져⁹⁾ 사마귀¹⁰⁾, 골관절염¹¹⁾과 같은 염증 질환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본 연구는 麻杏薏甘湯이 소염, 진통 효과를 나타냈다는 기존 연구에 착안하여 포진상 피부염 환자 1례에게 麻杏薏甘湯을 투여한 후 유의한 결과를 확인하였기에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3. 치료 방법 (Table 1, Fig. 1)

2015년 05월 20일 - 2020년 07월 05일(총 48첩 48일) : 麻杏薏甘湯을 하루 1첩 기준으로 전탕하여 80 cc씩 1일 3회 식후 30분에 복용하도록 지도하였다. 아울러 환자 평소 대변이 굳고 변비가 있으며, 종종 더부룩하니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고 호소하였다는 점에서 식품 알레르기로 인해 제반 질환이 유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증상 악화 방지를 위해 밀가루 및 자극적 식품의 섭취를 삼가도록 티칭하였다.

Table 1.

Prescription of Mahaengeuigam-tang (Maxingyigan-tang)

Fig. 1.

Treatment Timeline.

4. 평가 방법 (Table 2-4)

내원 시마다 관련 증상을 문진하여 증상 정도를 평가하였으며, 병변 부위에 대한 사진 촬영을 시행하였다. 연구 시작 전에 환자, 보호자에게 사진 및 진료기록의 학술적 이용에 대해 사전 고지하고, 이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

1) 포진상 피부염, 아토피 피부염 증상 : 홍반, 구진, 부종. 수포, 인설 증상을 각각 Absence(0), Mild(1), Moderate(2), Severe(3)로 나누어 평가하였다. 자각 증상인 소양감은 Numeral Rating Scale(NRS) 척도를 사용하여 0-10까지의 정수로 수치화해 표현하였다.

2) 천식 증상 : NRS 척도를 사용하여 환자의 호흡기 증상 정도를 0-10까지의 정수로 수치화해 표현하였다.

Table 2.

Dermatitis Herpetiformis Symptom Evaluation Index

Table 3.

Atopic Dermatitis Symptom Evaluation Index

Table 4.

Asthma Symptom Evaluation Index

5. 치료 경과 (Table 5-7, Fig. 2-4)

1) 2015.05.20. : 좌측 눈 주위를 중심으로 홍반, 구진, 부종, 수포, 인설, 소양감 증상이 관찰되었으며, 경항부, 배부, 슬관절 내측에서도 홍반, 구진, 인설과 같은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환자 평소 차가운 환경에 노출되면 자주 쌕쌕거리며 숨차 한다고 하였으며, 내원 당시 기침, 가래, 호흡곤란 증상으로 좌측 등에 기관지 확장제 패치를 부착한 상태였다.

2) 2015.05.28. : 좌측 눈 주위 피부 증상이 일부 개선되며 병변 부에 딱지 같은 인설이 내려앉았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적으로 탈락되어 사라졌다. 목과 등, 오금 부위 아토피 피부염 증상 역시 12점에서 7점으로 호전되었으며, 무릎 내측 피부는 정상 피부와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되었다.

3) 2015.06.04. : 눈 주위 포진상 피부염 증상과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크게 호전되었다(14점 → 8점, 7점 → 3점). 목과 등, 오금 부위 피부는 정상에 가까운 수준까지 회복되었다.

4) 2015.06.11. : 가려운 느낌이 사라졌으며, 약간의 홍반, 인설, 부종을 제외하면 증상 대부분이 크게 호전되었다(8점 → 4점). 호흡기 증상 또한 처음의 절반 이하로 개선되었으며(20점 → 7점), 이로 인해 숨쉴 때 쌕쌕거리는 느낌이 많이 사라졌다고 하였다.

5) 2015.06.25. : 간혹 발생하는 부종과 붉은색 흔적을 제외하면 피부 증상이 대부분 소실되었다. 기침, 가래, 쌕쌕거림 또한 처음의 15% 수준으로 호전되었다(20점 → 3점).

6) 추적 관찰 : 2020년 10월 07일까지 피부 증상이 재발하지 않고 호전 상태로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호흡기 증상 역시 치료 이후 호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보호자에 따르면 호흡기 증상으로 응급실에 내원하는 횟수가 평소의 절반 이하로 감소하였다고 한다.

Table 5.

Symptom Evaluation Progress of Dermatitis Herpetiformis

Table 6.

Symptom Evaluation Progress of Atopic Dermatitis

Table 7.

Symptom Evaluation Progress of Asthma

Fig. 2.

Clinical Progress of Dermatitis Herpetiformis (1)

Fig. 3.

Clinical Progress of Dermatitis Herpetiformis (2)

Fig. 4.

Clinical Progress of Atopic Dermatitis

고 찰

포진상 피부염(헤르페스모양 피부염, dermatitis herpetiformis)은 다수의 구진과 수포를 특징으로 하는 염증성 피부 질환으로, 체내 면역 반응으로 생성된 글루텐 – 면역 물질 복합체가 피부에 염증을 일으키면서 발생한다^2,13). 공장 점막 이상, 흡수 장애, 갑상선 기능 이상과 같은 내분비 장애, 체내 결합 조직 손상이 피부염 환자에서 광범위하게 동반되었다는 사실은 포진상 피부염과 글루텐 민감성 소장병, 만성 소화 장애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한다^2,4,14). 글루텐을 위시한 식품 알레르기는 아토피 피부염, 기관지 천식, 알레르기 비염과 같은 타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을 촉진할 수 있으며, 다양한 피부 질환의 유발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5,6).

포진상 피부염의 진단에는 병력 청취를 통한 특징적 증상 확인, 조직 병리학적 검사, 혈액 검사, 직접 형광성 항체 검사 등이 활용되며⁷⁾, 환자가 피부 증상 외에 만성 소화 장애를 호소할 경우 이 증상이 다른 피부 질환과의 감별점이 되기도 한다^2,4). 소화 장애를 호소하는 포진상 피부염 환자는 대개 약물 치료와 식이 요법을 병행하도록 지도 받으며⁷⁾, 식이요법 중 하나인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Gluten Free Diet)는 증상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필요 약물 복용량을 감소시키는 등 장기간에 걸쳐 유의한 효능을 나타낸다고 알려진 효과적 치료법이다^15,16).

麻杏薏甘湯은 金匱要略에 처음 수록된 처방으로, ‘病者一身盡疼, 發熱, 日晡所劇者, 名風濕. 此病傷於汗出當風, 或久傷取冷 所致也. 可與麻黃杏仁薏苡甘草湯’이라 하여 발열과 발한을 동반한 風濕 질환의 치료에 麻杏薏甘湯을 사용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¹⁷⁾. 麻杏薏甘湯은 골관절염 환자의 BAX 발현을 억제하고 Bcl-2 발현을 촉진해 세포자멸사 기전으로부터 관절을 보호하며¹¹⁾, 사마귀와 같은 피부 질환에서도 유의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다¹⁰⁾.

본 연구는 麻杏薏甘湯이 소염 효능을 가진다는 기존 연구 결과에 착안하여⁹⁾ 포진상 피부염 환자에게 麻杏薏甘湯을 투여하였다. 그 결과 환자의 피부-호흡기 증상이 상당수 개선되었으며, 약 5년이 지난 시점인 2020년 10월 07일까지 증상이 재발하거나 악화되지 않고 호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麻杏薏甘湯의 피부 질환 완화 효과는 주요 구성 약재인 麻黃, 薏苡仁의 항염증 효능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Liang 등¹⁸⁾은 麻黃이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 억제를 통해 호흡기 염증을 감소시켰다고 밝혔으며, 윤 등¹⁹⁾은 薏苡仁 추출물이 NO, TNF-α, IL-1β, IL-6 생성을 억제해 세포에서 항염증 작용을 나타냈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麻黃, 薏苡仁의 항염 효능은 증례 환자의 피부-호흡기 증상 호전에 주요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포진상 피부염 환자에게 麻杏薏甘湯을 투여한 후 유의한 결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추후 다른 염증성 피부 질환의 치료에도 麻杏薏甘湯을 활용해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현실적 문제로 치료 과정에서 적절한 진단 검사가 시행되지 못했으며, 증례 수가 적어 본 연구의 치료 결과를 일반화시키기는 어렵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추후 포진상 피부염의 한방 치료와 麻杏薏甘湯의 임상 활용 영역 확대를 위한 추가적 후속 연구 진행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결 론

알레르기 증상(아토피 피부염, 기관지 천식)을 동반한 안면부 포진상 피부염 환자에게 麻杏薏甘湯을 약 30여일 간 투여하자 포진상 피부염 증상이 18점에서 2점으로 호전되었으며, 아토피 피부염과 천식 증상 또한 각각 12에서 0점, 20에서 3점으로 개선되었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2년도 원광대학교의 교내 연구비 지원에 의해서 수행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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