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iety of Pathology in Korean Medicine
[ REVIEW ARTICLE ]
Journal of Physiology & Pathology in Korean Medicine - Vol. 39, No. 6, pp.147-157
ISSN: 1738-7698 (Print) 2288-2529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25 Dec 2025
Received 01 Oct 2025 Revised 26 Nov 2025 Accepted 08 Dec 2025
DOI: https://doi.org/10.15188/kjopp.2025.12.39.6.147

귀(耳)와 신장(腎)의 상호관계에 관한 동서의학적 고찰

김찬1 ; 이은비2 ; 김민희3 ; 한상윤4, *
1강동경희대학교병원
2동국대학교 일산한방병원
3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4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Revisiting the Ear–Kidney Connection : An Eastern-Western Medical Approach
Chan Kim1 ; Eun Bi Lee2 ; Min Hee Kim3 ; Sang Yun Han4, *
1Kyung Hee University Hospital at Gangdong
2DongGuk University Ilsan Korean Medicine Hospital
3Department of Ophthalmology, Otolaryngology and Dermatology of Korean Medicine, Kyung Hee University Hospital at Gangdong
4College of Korean Medicine, Wonkwamg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Sang Yun Han, College of Korean Medicine, Wonkwamg University, 460 Iksan-daero, Iksan, Korea ·E-mail : drhan25@wku.ac.kr ·Tel : +82-63-850-6838

Ⓒ The Society of Pathology in Korean Medicine, The Physiological Society of Korean Medicine

Abstract

Based on the Five-Element Theory (五行學說), traditional Korean medicine understands the human body by linking internal organs (五臟) with external sensory organs (五官). This study explored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ear (耳) and the kidney (腎) from an integrative East-West medical perspective, focusing on kidney essence storage (腎藏精) and kidney regulation of water (腎主水), and examined the concept that the kidney governs the ear (腎主耳). From a physiological perspective, structural and functional features shared by the ear and kidney were analyzed, emphasizing embryology, endocrine function, and fluid metabolism. From a pathological perspective, the association between kidney dysfunction and auditory disorders was investigated, considering genetic factors and pathophysiological mechanisms. Based on these findings,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ear and kidney was reinterpreted from a traditional medical viewpoint, confirming their close physiological and pathological connection. This study highlights the importance of linking internal organs and sensory organs in traditional medicine and suggests the potential of treating auditory disorders by modulating kidney function. Furthermore, further research is needed to clarify the molecular and clinical mechanisms underlying the interaction between these two organs.

Keywords:

Relationship between kidneys and ears, Eastern-Western Medicine

서 론

한의학에서의 장부론은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오행학설(五行學說)을 차용하여 인체 생리기능을 설명하였으며 간(肝), 심(心), 비(脾), 폐(肺), 신(腎)의 오장(五臟)을 핵심 장기로 인식하였다. 『황제내경(黃帝內經)』에서는 천인상응(天人相應) 사상에 따라 인체와 자연계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사계절의 변화가 오장(五臟)의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나아가 오장(五臟) 간의 상생(相生)·상극(相剋) 관계는 장부의 상호작용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기관의 기능으로까지 확장되어, 인체 각 부위가 생리와 병리 양면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하였다. 이에 따라 눈(目), 혀(舌), 입(口), 코(鼻), 귀(耳)와 같은 외부의 정보를 받아들이는 일차 감각기관을 오관(五官)이라 하여 이를 각각 간(肝), 심(心), 비(脾), 폐(肺), 신(腎)에 배속시켜 오장(五臟)과 연계하여 이해하였다. 이를 통해 인체 장부의 생리∙병리적 기능과 외부의 감각기관 간의 상호작용을 설명하였으며, 이러한 관점을 임상진단과 치료에 적극적으로 응용해왔다1,2).

《素問·通評虛實論》에서도 “五臟이 不平하고 六腑가 閉塞면 頭痛, 耳鳴, 九竅不利라 하여, 내부 장기의 기능 저하는 외부 정보를 받아들이는 감각 기관에 영향을 준다고 인식하였음을 알 수 있다3). 오관(五官)을 통한 시각, 미각, 후각, 청각은 환경 자극을 인지하고 처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감각기관의 기능 저하는 삶의 질 및 정신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4). 이 중 귀(耳)는 다른 오관과 달리 ‘정(精)’의 충만 여부를 반영하는 감각기관으로 인식되었다. 시각이나 미각이 외부 자극을 즉각적으로 인식하는 기능에 초점을 둔다면, 청각은 내부 생명력의 안정성과 조화에 더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귀는 ‘정기(精氣)가 충만하면 잘 들리고, 쇠하면 들리지 않는다’는 신정(腎精)의 상태를 드러내는 상징적 기관으로 간주되었다.1,5,6)

반면, 신(腎)은 오장 중에서도 ‘선천지본(先天之本)’으로 불리며 생명 에너지의 근원을 담당한다. 간이 혈(血)을 저장하고 심이 신(神)을 주관하며 비가 기(氣)를 운화하고 폐가 호흡을 주관하는 데 비해, 신은 ‘정(精)’을 저장하고 수액(水液)을 통제하며 생식·발육·노화·청각 등 인체의 근본 생명력 유지를 담당하는 장부로 이해되었다.1,6) 따라서 귀와 신의 관계는 단순히 감각기관과 장기의 연결이 아니라, 내부의 정(精)이 외부의 소리(聲)로 표현되는 통로라는 점에서 특수한 의미를 갖는다. 《素問·陰陽應象大論》에서 신(腎)은 귀(耳)를 주관하고, 귀(耳)에 개규(開竅)한다고 하여 귀(耳)가 신장(腎)과 통하며 연결되어 있음을 설명하였다. 나아가 『東醫寶鑑』에서는 신기(腎氣)는 귀(耳)로 통하기에, 신장(腎)이 정(精)을 저장(藏)하고, 신기(腎氣)가 귀(耳)로 통하여 신정(腎精)과 신기(腎氣)가 조화를 이룰 때 귀(耳)로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하였다. 즉, 귀는 오관 중에서 신장의 기능 상태를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하며, 신장은 오장 중에서도 감각기관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중심축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1,5-8)

이러한 점에서 ‘신(腎)은 귀(耳)를 주관한다(腎主耳)’는 명제는 단순한 배속관계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생명활동의 근원인 신의 정기(精氣)가 감각기관의 기능을 통합적으로 조절한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한의학에서 신장의 기능을 통해 청각뿐 아니라 뇌, 골수, 생식, 노화 등의 전신 기능을 아우르는 근본적 생리 축으로 인식하게 되는 근거가 된다.1,5-7)

아울러 한의학에서는 귀(耳)를 종맥(宗脈)이 모이는 곳으로 보고 여러 경락이 두면부로 상승하여 귀와 연결된다고 설명하는데, 특히 신(腎)은 여러 경맥 중 족소음경(足少陰經)에 배속하여 정(精)을 저장하고 그 기(氣)가 귀(耳)와 소통한다고 본다. 따라서 신(腎)과 귀(耳)가 경락적으로도 긴밀히 연결되며 정기(精氣)의 출입을 매개로 귀의 생리적 활동이 이루어진다고 이해하였다9).

생의학에서도 청력은 단순히 청취 기능을 넘어 사회적 상호작용, 인지 기능, 뇌의 신경가소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바 있다10). 귀의 기능 장애 시 이명, 난청, 현훈, 이루, 이통, 안면신경마비, 두통, 이폐쇄감, 이소양증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증상은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켜, 일상 기능 감소, 우울, 사회적 고립 등의 위험 요인으로도 보고되었다11,12). 이러한 증상은 노화, 소음, 감염, 유전자 이상 외에도 당뇨, 동맥경화, 뇌졸중, 자가면역질환 등과 같은 전신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으며, 이와 관련된 요인 중 하나로 신장 기능과 귀의 연관성이 주목받고 있다12). 만성 신부전(Chronic Kidney Disease, CKD) 환자에서 중년층을 중심으로 메니에르병 발생률이 유의미하게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13), CKD는 단독으로도 돌발성 난청(Sudden Sensorineural Hearing Loss, SSNHL)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었다14). 또한 2013–2018년 정기 건강검진 받은 성인 47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신장 기능의 저하가 중등도 이상의 청력 손실과 유의한 상관 관계를 보였다15). 이처럼 신장 질환 환자에서 난청, 이명, 현훈 등 이과적(耳科的) 증상이 높은 빈도로 동반된다는 임상 보고가 이어진다는 것은, 신장 기능 저하가 귀의 병태생리에 미치는 영향이 의학의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귀와 신장의 연관성에 대한 보고와 역학적 결과는, 한의학에서 제시된 신(腎)과 귀(耳)의 연계성이 이론적 가설을 넘어 현대 의학적으로도 검증 가능성이 있는 주제임을 시사한다. 다만 선행 연구들은 주로 신기능 저하와 청각 기능 저하 간의 통계적 연관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신장과 귀 사이의 발생학적·생리적 기전에 대한 논의가 충분하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폐(肺)와 신(腎)의 관계7), 폐(肺)와 대장(大腸)의 관계16)와 같이 장부 간 상호소통을 이해하려는 연구가 있었으나, 오관(五官)과 장부(臟腑)의 관계를 다룬 연구는 드문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신(腎)과 귀(耳)의 연관성을 발생과 조직, 호르몬 시스템, 수분 대사와 같은 생리적 기전을 중심으로 고찰하여 두 기관 간의 구조적·기능적 유사성을 분석하고, 한의학에서 신장이 귀를 주관한다는 ’腎主耳’ 개념에 대응하는 신장(腎)의 생리적 역할을 생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장부(臟腑)와 오관(五官) 간 연계를 동서의학적으로 고찰하여 한의학 이론의 근거를 강화하고, 임상적으로는 신장 질환 환자의 청력 관리나 귀 질환 환자의 신장 기능 평가 등 구체적인 진료 지침에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 론

1. 귀(耳)와 신장(腎)의 생리적 관계

귀(耳)와 신장(腎)은 발생학적, 내분비적, 수액대사 측면에서 생리적으로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 발생학적으로는 조직의 분화 과정과 세포 구성에서 공통된 특징을 공유한다. 내분비적 측면에서 한의학에서는 신장(腎)이 선천적인 물질(先天之精)를 저장하고 생식과 성장, 발육을 주관한다고 보는데, 이는 생의학에서 성호르몬과 생식 호르몬의 조절 기능과 연계하여 이해할 수 있으며, 귀 또한 이러한 호르몬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 마지막으로 수액대사 측면에서 귀와 신장은 모두 아쿠아포린(Aquaporin, AQP)과 이온 채널을 공유하고, 신장에서의 레닌 –안지오텐신 -알도스테론 시스템(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 RAAS)과 항이뇨 호르몬(Antidiuretic Hormone, ADH) 같은 체액 조절 기전은 귀의 생리적 기능 유지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1) 발생학적 측면

신장과 내이(inner ear)는 각각 중배엽과 외배엽에서 기원한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공통적인 신호 경로를 매개로 한 상피-간엽 상호작용(Epithelial-Mesenchymal Interactions)을 통해 특이적인 구조를 형성하며17,18), 이를 바탕으로 정밀한 수분 및 이온 조절 기능을 수행한다19,20)는 유사점이 있다. 간엽(mesenchyme)은 주로 중배엽에서 유래하여21), 상피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인체 조직과 기관의 구조 형성에 기여하는 미분화 세포집단이다22). 특히 신장의 발생에서 중배엽 유래의 후신장 간엽(metanephric mesenchyme)은 상피성 구조인 요관싹(ureteric bud)과의 상호유도 작용을 통해 네프론으로 분화하며17), 귀에서는 두개골 중배엽(cranial mesoderm)의 두개 간엽(cranial mesenchyme)이 상피성 구조인 이판(otic placode) 및 이소포(otic vesicle)와 상호작용하여 내이의 3차원 구조를 형성한다18). 이와 같이 형성된 신장과 내이의 입체적 구조는 기관 고유의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데, 신장에서는 네프론(nephron)을 통해 수분의 재흡수와 전해질의 균형을 조절하며23), 내이에서는 측벽에 위치한 혈관선(stria vascularis)을 통해 내림프의 전해질 조성을 조절함으로써 청각 자극의 전달 및 평형 감각 유지에 기여한다20).

두 기관의 상피-간엽 상호작용에서 SIX1–EYA1은 각 기관의 고유의 구조 형성을 유도하는 전사인자로 밝혀졌다19,24). SIX1–EYA1은 신장에서 네프론을19), 그리고 내이에서는 청각을 담당하는 Corti 기관, 평형 감각을 담당하는 평형반(Maculae)과 팽대릉(Cristae)의 형성을 유도한다.24). 만약 이 경로에 이상이 생기면 감각신경성 난청과 신장 저형성(hypoplasia)이 동반되는 아가미-귀-신장 증후군(Branchio-Oto-Renal Syndrome, BOR Syndrome)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4). 이처럼 신장과 귀의 구조는 발생 초기부터 공통된 경로를 통해 형성되며, 이러한 발생학적 조절은 각 기관의 특수한 기능 발현에 기여함으로써 두 기관의 밀접한 연관성을 뒷받침한다.

내이와 신장은 세포 구성 측면에서도 공통점을 나타낸다. 내이의 달팽이관과 전정기관의 미세혈관에서 혈액-미로 장벽(Blood–Labyrinth Barrier)을 유지하는 페리사이트(pericytes)25), 그리고 신장의 사구체 내에서 혈액과 요로 공간 사이 장벽의 주요 부분을 구성하는 족세포(podocytes)26)는 모두 혈관 또는 림프관 주변에서 혈관의 안정성과 투과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27). 이들은 공통적으로 성장인자인 VEGF(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를 분비하거나 이에 반응함으로써 주변 세포와 상호작용하며 혈관 생성과 성숙, 구조적 안정성 유지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26). 이처럼 내이의 페리사이트와 신장의 족세포는 형태적·기능적으로 유사하며, 미세순환 내 혈류 조절과 이온의 선택적 투과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고혈압 등으로 인한 내피세포 손상은 혈관누출, 기저막 붕괴, 단백질 유출, 이온불균형을 유발하며26,27), 이러한 내피 염증과 미세혈관 장애는 청력 손실과 신장기능 저하의 공통된 병리기전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28,29).

2) 내분비적 측면

한의학에서는 신(腎)이 선천적인 물질(先天之精)을 저장하고 생식, 성장, 발육을 주관한다고 보았는데, 생의학에서 밝혀진 호르몬의 조절 기능과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생식과 성장에 있어 중요한 호르몬은 성호르몬, 갑상선 호르몬, 그리고 성장호르몬(Growth Hormone, GH), 인슐린유사성장인자-1(Insulin-like Growth Factor 1, IGF1) 등이 있는데30), 이러한 호르몬과 신장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 HPA axis)의 항상성이 무너지거나, 동맥 경화 등으로 인한 혈관 기능 저하, 자율신경계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생식 기능과 성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31,32).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한의학의 신(腎) 기능 설명과 매우 유사하다고 판단된다.

한편, 대표적인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생식기능 외에 청력의 민감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33). 에스트로겐 수용체는 나선인대, 나선신경절, 털세포 등의 내이를 구성하는 조직뿐 아니라 청각 피질과 같은 중추 청각기에도 존재하며, 청력의 민감도, 반응 세기, 반응 시간과 같은 청력 처리 과정에 기여하고 있다34). 특히 에스트로겐 수용체중 베타 수용체(ER-β)는 손상된 감각세포(Hair Cells)와 와우신경(Spiral Ganglion Neurons, SGNs)에서 Bcl-2, Bcl-xL 등 세포자멸사 관련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고, 활성산소(ROS)의 수준을 낮추며, Ca²⁺/K⁺ 흐름을 조절하여 내림프의 전해질 항상성을 유지함으로써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35). 더욱이 성호르몬은 뇌유래신경영양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CGRP), GABA 시스템과 같은 신경전달물질 조절을 통해 내이와 전정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며, 에스트로겐 감소 시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BPPV)의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36). 에스트로겐 수용체는 청각 뿐 아니라 안구의 망막, 각막, 수정체 등에도 존재하며, 에스트로겐 감소가 안구건조증, 백내장 등의 안구 질환과 연관되어 있고37), 여성은 남성에 비해 냄새에 대한 민감도가 우수하며, 폐경기에는 후각 기능이 저하될 수 있고 성호르몬 치료를 통해 일부 개선된다는 임상 보고38)도 존재하나, 에스트로겐의 생리적 조절작용은 다른 감각기보다 상대적으로 청각에서 더 명확하게 입증되고 있다.

또한 신장은 성호르몬 뿐 아니라 성장과 관련된 갑상선 호르몬과도 밀접히 연관된다. 일부 갑상선 호르몬의 변환에도 신장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신장 기능이 저하될수록 갑상선 호르몬 대사에도 변화가 나타나 혈청 TSH는 상승하고 자유 T3가 감소하는 경향이 보고되었다39,40). 이러한 변화는 청각 및 전정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갑상선 호르몬은 내이의 발달, 신경 전달, 청각 기능 유지에 관여할 뿐 아니라 혈관신생, 수초화, 세포 증식, 근긴장 조절을 통해 손상된 내이의 회복을 촉진하는 기능을 한다41). 따라서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한 갑상선 호르몬 대사 장애는 청력과 전정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로 요오드 결핍을 포함한 갑상선 기능 이상은 태아기 청력 발달 장애, 메니에르병, 돌발성 난청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42). 이처럼 신장과 귀는 내분비 축 중 갑상선 호르몬을 매개로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갑상선 호르몬 대사 장애는 청각 뿐 아니라 시각 등 감각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시각에서는 망막 발달, 광수용체 분화, 세포 대사 항상성 유지 등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당뇨망막병증 및 연령 관련 황반 변성과의 연관성이 제시되고 있다43). 그러나 시각과 갑상선호르몬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주로 관찰 연구 또는 전임상 단계에 머무르고 있어, 직접적 인과관계를 확립하기에는 근거가 제한적이다. 따라서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해 갑상선 호르몬 변화가 발생할 경우, 그 영향력과 병태생리적 메커니즘은 청각계에서 더욱 명확히 확인된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신장은 성장호르몬(GH)과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1(IGF-1) 축의 기능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GH와 IGF-1은 신장 발달, 사구체 혈류 역학, 세뇨관 내 수분·나트륨·인산·칼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30), 신장 기능 저하시 GH/IGF-1 축의 신호 전달 장애와 GH 저항성(GH resistance)이 발생하여 청각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44). IGF-1은 출생 후 내이의 분화와 청각신경 수초화를 통해 소아기의 청각기관 발달에 핵심적으로 작용하며, 성인에서는 내이의 대사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고 보고되었다45). IGF-1의 결핍은 산화 스트레스와 만성 염증을 유발하여 청각 손실을 초래할 수 있으며, 연령 증가에 따른 IGF-1의 생체이용률 감소는 청각 뉴런 수 감소, 신경 연결 이상, 신경세포 파괴로 이어져 노인성 난청(Age-Related Hearing Loss, ARHL)의 발생과 관련이 있다고 발표된 바 있다46).

이처럼 신장 기능은 성호르몬, 갑상선 호르몬, GH, IGF-1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이는 생식·성장뿐 아니라 청각 및 전정 기능 조절에도 깊게 관여한다. 따라서 한의학에서 신(腎)을 정(精)의 저장소로 보며 생식과 성장, 청각을 조율하는 장부로 인식하는 관점은, 생의학에서 신장 기능과 성호르몬, 그리고 청력 간의 밀접한 연관성을 이해하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3) 수액대사 측면

칼륨 이온(K⁺)이나 나트륨 이온(Na⁺)의 일정한 농도 조절은 신경 세포에서 신호를 생성하고 전달하는 정보 처리 과정에 필수적이다47). 신장은 이러한 전해질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핵심 기관으로, 사구체 여과, 세뇨관 재흡수 및 분비 과정을 통해 체내 Na⁺와 K⁺ 농도를 정밀하게 조절한다48). 마찬가지로 내이의 달팽이관과 전정은 림프액으로 채워져 있으며 이 부위의 수분 및 혈액 순환의 항상성은 청각과 평형 기능 유지에 중요하다49). 내이에 있는 혈관선(stria vascularis)은 내림프(endolymph) 속으로 칼륨 이온(K⁺)을 능동적으로 분비함으로써 내이전위(endocochlear potential)를 발생시키며, 이 전위는 청각 신호 전달에 필수적이다50). 따라서 내이에서의 칼륨 순환 과 내림프 내 K⁺, Na⁺, Ca²⁺농도 및 pH 항상성은 정상적인 청각 기능 유지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이온 조절 기전은 신장에서의 전해질 및 산-염기 평형 유지와 밀접하게 연관되며, 칼륨 이온(K⁺) 채널(KCNJ10, KCNQ1, KCNE1, KCNMA1)의 결함은 청력 손실과 신장에서의 K⁺ 분비 이상을 초래하게 된다. 또한 K⁺/Cl⁻ 공동수송체(KCC3, KCC4)의 이상은 청력 손실과 신세뇨관 산증을 유발한다51). 이처럼 내이와 신장에는 공통적으로 발현되는 이온 채널과 수송체가 존재하며, 이들은 두 기관의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한 쪽 기관의 기능 이상은 다른 기관에도 영향을 미쳐 동시적인 질환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 RAAS)은 체내 혈액량과 혈압의 항상성 및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기 내분비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52). 체내에서 혈압과 혈류량이 감소하면 신장에서의 사구체 여과율이 줄어들고, 사구체 옆장치(Juxtaglomerular apparatus, JGA)에서 레닌이 분비된다. 분비된 레닌은 안지오텐시노겐(Angiotensinogen)을 안지오텐신 I (Angiotensin I)으로 변환시키고, 안지오텐신 I (Angiotensin I)은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ngiotensin-Converting Enzyme, ACE)에 의해 안지오텐신 II (Angiotensin II)로 활성화된다. 생성된 안지오텐신 II는 부신피질의 사구체대(zona glomerulosa)에서 알도스테론 합성을 촉진하며, 두 물질이 RAAS의 주요 작용 물질로서 기능한다53).

이 RAAS 시스템의 과활성은 고혈압을 유발하여 와우 미세순환(cochlear microcirculation)의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내이의 혈관선은 우회 혈류가 없어 허혈(ischemia)에 취약하며, 혈관 수축이 지속될 경우 내이 전위의 저하와 저산소증이 발생할 수 있다54). 이러한 과정은 내이의 기능 저하와 청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며, 특정 약물이나 질환에 의해 RAAS 시스템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내이 손상의 위험이 더욱 커진다. 루프 이뇨제는 와우의 혈관선과 주변 세포인 페리사이트 내 국소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을 활성화하여 와우 허혈을 초래하며, 이로 인해 내림프전위(endolymphatic potential)가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55). 한편, Alport 유발 동물실험에서는 RAAS 억제와 내이의 미세혈관 보호가 관찰된 연구가 보고되기도 하였다56). 따라서 체내 수분 항상성을 조절하는 RAAS 시스템은 신장과 내이에서 혈압 및 수분량을 조절하여 내이의 혈류와 전해질 균형에 영향을 주며, 결과적으로 내이의 청각 기능 유지에 관여한다. 이러한 특성은 RAAS 조절을 통해 신장과 내이의 기능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치료적 접근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알도스테론(Aldosterone)은 노화와 관련된 청력저하(Age-Related Hearing Loss, ARHL)와 관계가 있다고 보고된 바 있는데, 청력이 정상인에 비해 난청인 사람은 알도스테론 수치가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알도스테론 수치가 낮을수록 청력 저하가 심한 경향을 보였다57). 중년 생쥐에 장기간의 알도스테론을 투여하였을 때 말초 청각의 민감도가 향상되었으며, 이는 NKCC1 단백질 발현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58). NKCC1은 내이로 나트륨 이온(Na⁺)을 이동시키고, 나트륨-칼륨-ATP가수분해효소(Na⁺/K⁺ ATPase) 활성을 증가시켜, K⁺을 내림프 내로 확산하여 청각 전위 발생을 돕는다59). 이를 통해 알도스테론이 칼륨 수송체를 통해 내이의 전위를 유지하는데 관여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체내 수분 항상성을 조절하는 RAAS 시스템은 신장과 내이에서 혈압 및 수분량을 조절함으로써 내이의 혈류와 전해질 균형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청각 기능 유지에 관여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아쿠아포린(Aquaporin, AQP)은 신장을 비롯한 위장관, 눈, 피부 등 다양한 조직에서 수분 흡수와 분비를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로 알려져 있는데60), 특히 신장과 내이에서는 공통적으로 AQP4가 존재하며 체액과 내림프의 수분 항상성을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한다61,62). 신장의 주세포(principal cell)와 내이 지지세포(supporting cells)의 기저측에 특이적으로 발현하여 이온 항상성 유지와 세포 부피 조절에 핵심적 기능을 수행하고, 내이의 성숙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발현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61-63). 이러한 특성은 신장과 귀가 호르몬 및 수분 채널을 통한 수분 항상성 유지 측면에서 깊은 관계를 맺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뇌하수체 후엽에서 분비되는 바소프레신(Vasopressin, ADH)은 체내 수분 손실이 유입보다 많아 체내 삼투압이 상승할 때 분비된다. 이후 수분 유입과 신장에서의 재흡수를 조절하여 혈액 농도와 체액량을 유지하며60), 수액 대사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ADH는 신장뿐 아니라 내이의 혈관선에서도 AQP와 바소프레신 수용체(vasopressin type 2 receptor, V2-R)의 발현을 조절하며, 이를 통해 내이의 수분 항상성이 신장과 유사하게 바소프레신–아쿠아포린 2(VP–AQP2) 체계에 의해 조절된다고 보고되었다64). 다만 ADH는 신장에서 수분 재흡수를 촉진하나, 내이에서는 AQP2의 세포막 이동을 억제하여 수분 재흡수를 막아 내림프 수종을 초래한다는 차이가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저혈량증(hypovolemia) 상태에서 체액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적응 기전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65). 만약 바소프레신–아쿠아포린 2(VP–AQP2) 체계의 기능 이상이 있는 경우, 신장에서는 체액 불균형으로 인한 부종 또는 탈수가 발생할 수 있으며, 내이에서는 내림프압 조절 장애로 인해 메니에르병과 같은 병태생리가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66). 따라서 급성기 메니에르병 환자에서는 혈장 바소프레신(ADH) 수치가 다른 어지럼증 환자군에 비해 높은 경향을 보이며, 이러한 ADH 상승은 내림프압 증가를 통한 증상 발현과 연관됨을 시사한다67). 이를 종합하면, Na⁺, K⁺을 기반으로 RAAS와 ADH를 통한 신장과 귀의 상호 작용은 신의 수액 대사 기능이 원활하면 귀의 생리적 활동 유지에도 중요한 기반이 된다는 한의학의 이론과 기능적 유사성을 보인다.

2. 귀(耳)와 신장(腎)의 병리적 관계

신장 기능의 저하와 청력 감소 간의 상관성은 여러 연구에서 보고되었다. 신장과 내이는 발생 과정에서 유사한 유전적 기전을 공유하기 때문에, 해당 유전적 발현 이상 시알포트증후군(Alport syndrome), 파브리병(Fabry disease), 아가미귀-콩팥 증후군(brachio-oto-renal syndrome), 알스트롬 증후군(Alström syndrome), 바터증후군(Bartter syndrome) 등에서 신기능 저하와 청력 손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68). 또한, 10번 염색체의 GATA3 유전자는 청각 기관과 신장 발달 모두에 관여하는데, 해당 유전자의 변이 시 부갑상선 기능 저하증, 감각신경성 난청, 신장 형성 이상이 약 65%의 확률로 동반되는 HDR 증후군(Hypoparathyroidism–Deafness–Renal dysplasia syndrome)이 보고된 바 있다69).

이러한 유전적 요인 외에도 신장 기능 저하가 청력 손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근거가 점차 발표되고 있다. 사구체여과율(glomerular filtration rate, eGFR)이 60 미만인 환자는 정상군에 비해 청력 저하 위험이 높으며, 이러한 손실은 저주파∙중주파∙고주파의 전주파수 영역에서 두루 관찰된 바 있다70). 또한 eGFR과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와 같은 신장 기능 지표가 청력 손상과 유의한 상관성을 보였으며, 이를 통해 신장 기능 지표가 청력 손상의 예측 인자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더 나아가 만성 신장질환 환자 중 이명과 현훈을 동반하는 환자에서 혈중 요소질소, 크레아티닌, 나트륨, 칼륨 수치 등과도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어 청력과 신장 기능의 중증도 또한 서로 관련이 있음이 보고되었다71).

신기능 저하와 청각장애는 병태생리학적으로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한 요독성 독소(uremia toxins) 축적은 신경 손상을 유발하며72), RAAS의 과활성은 안지오텐신 II의 분비를 증가시켜 전신 혈관 저항을 높이고73), 이로 인해 내이 혈류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전신 염증 반응에 따른 내이 미세순환 기능장애와 산화스트레스(oxidative stress) 형성27), 전해질(K⁺, Na⁺ 등) 불균형에 따른 청각 신경 전달 속도의 지연 및 이온 채널 기능 저하74)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감각신경성 난청 및 이명 증상을 초래한다. 이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신허(腎虛)로 인한 청각기능 저하 개념과 상통하며, 앞서 언급한 신장 기능 저하와 청력 손상 간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여러 임상적 관찰을 뒷받침한다13,15).(Fig. 1)

Fig. 1.

Kidney dysfunction can contribute to hearing loss. Uremic toxins can damage neural structures, while electrolyte imbalances may impair ion channel function in the inner ear. Overactivation of the 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 (RAAS) can lead to cochlear ischemia, and systemic inflammation contributes to hearing loss through oxidative stress and microvascular dysfunction.

나아가, 치료적 개입 측면에서도 두 기관 간의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다. 만성 신장질환 환자 중 투석 치료를 받는 경우, 청력 손실, 이명, 전정계 증상이 비투석군에 비해 더 빈번하게 나타났는데75), 이는 이독성 약물의 복용, 전해질의 불균형, 요독성 독소 축적, 산화스트레스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12). 또한 신장 이식 환자의 약 58%는 한 가지 이상의 청력 관련 증상을 호소하였으며76), 특히 고주파 영역(4~8 kHz)에서 청력 손실이 뚜렷하게 관찰되었고, 신기능 저하가 진행될수록 그 손실 정도가 심해진다는 보고가 있다12). 더불어, 푸로세미드(Furosemide), 시스플라틴(cisplatin) 등 특정 약물이 신세뇨관 세포와 내이 유모세포를 동시에 손상시킨다는 임상 사례 역시 신장과 귀가 병리적으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음을 뒷받침한다77).

3. 한의학에서 바라보고 있는 신장과 귀의 관련성

『東醫寶鑑 內經篇』에서 신장(腎)은 외부(外)를 주관해 멀리 소리를 듣게 하여 귀(耳)의 좋고 나쁨을 알 수 있으며, 귀의 위치가 높으면 신장도 높이 위치하고 귀가 뒤로 내려가 있으면 신장도 낮게 위치한다고 인식하였다. 또한, 귀가 든든한 자는 신이 건강하고, 귀가 얇고 든든하지 않은 자는 신이 약하다고 하여 귀(耳)와 신장(腎)의 구조적인 유사성에 관하여 언급하였다8).

한의학에서 신장(腎)은 선천(先天)의 근본으로서 정(精)이라는 생명의 원천물질을 간직하고 있으며 신장(腎)에 정(精)이 충만해야 인간의 생식 및 발육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고 설명하고 있다1). 한편, 성호르몬, 갑상선 호르몬,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는 생식, 성장 기능 뿐 아니라 청각 기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있으며78), 이는 한의학에서 신장정(腎藏精)이 귀의 정상적인 작동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보는 시각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東醫寶鑑』에서는 신정(腎精)뿐 아니라 신기(腎氣)가 조화로울 때 귀(耳)로 다섯가지 소리(五音)를 들을 수 있다고 하였는데6), 여기서 언급된 신기(腎氣)는 신장의 기능적 측면으로, 수액 대사를 관장하는 신장(腎)의 주요 기능인 신주수(腎主水) 작용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를 통해 신장정(腎藏精)과 신주수(腎主水)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귀의 생리적 활동에 영향을 준다고 인식하였음을 알 수 있다. 『黃帝內經 · 素問 · 上古天眞論篇』에서 신장(腎)은 수(水)를 주관한다(主)고 하여 신장(腎)을 수액 조절에 있어 근본적인 역할을 한다고 인식하였는데, 이는 생의학적으로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Renin-Angiotensin System, RAS)과 항이뇨호르몬(Antidiuretic hormone, ADH) 등의 기전을 통해 수분의 양과 구성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신장의 체액 조절 기능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7). 이러한 신장의 체액 조절 기능은 단순한 수분 유지에 국한되지 않고, 칼륨 이온(K⁺)이나 나트륨 이온(Na⁺)과 같은 주요 전해질의 정밀한 농도 조절을 포함하며, 이는 신경 자극 전달 및 감각 기관의 기능 유지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79).

병리적 측면에서도 귀(耳)와 신장(腎)과의 밀접한 연관을 설명할 수 있다. 『東醫寶鑑』에서는 과로로 기혈(氣血)이 손상된 상태에서 풍사(風邪)에 노출되면 신장(腎)의 정(精)이 부족하거나 신기(腎氣)가 허(虛)해져 이명(耳鳴)과 이롱(耳聾)이 발생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귀(耳)에서 소리가 나면 신(腎)을 먼저 보강해야 한다는 관점이 강조되었다1,6). 또한, 역대 중국 문헌을 고찰한 연구에서도 이명과 같은 귀(耳)의 문제는 간화(肝火), 담화(痰火), 신음허(腎陰虛), 심화(心火), 기체혈어(氣滯血瘀), 풍열범폐(風熱犯肺) 등 다양한 요인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이 중에서도 신허(腎虛) 유형이 가장 흔하다고 보고된 바 있다80). 신장(腎)의 기능 저하로 인한 청각 증상은 허증(虛症)으로 인식하였고, 이러한 증상은 과로 후에 간헐적으로 나거나 밤에 더 심해지며, 압력을 가해도 소리가 더욱 커지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81). 특히 신허(腎虛)로 인한 이명은 비위허약(脾胃虛弱)과 같은 다른 장부 허약으로 인한 증상 유형보다 이명 환자의 삶의 질 측정 도구(Tinnitus Handicap Inventory, THI)에서 청각 기능, 정서적 고통, 부정적 인지 영역 등 모든 부문에서 더 많은 불편감과 삶의 질 저하를 나타냈다82). 이외에도 신허(腎虛)는 노화에 따른 노인성 난청, 신주수(腎主水)의 관점에서 나타나는 내림프 수종과 같은 수액 대사 장애, 그리고 신장정(腎藏精)의 유전적 요인과 연관된 메니에르병 등 다양한 귀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83,84).

이러한 신장(腎)과 귀(耳)의 상호 관련성은 한의학적 처방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신장(腎)을 보(補)하는 처방인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은 손상된 신장 조직의 회복을 돕고, 레닌 분비의 감소 및 알도스테론 분비 증가를 유도하여 RAAS의 과활성을 억제하고 전해질 균형을 회복하는데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85). 또한, 육미지황탕 가감(加減) 처방은 항산화 및 항염증 작용을 통해 산화 스트레스 상황에서 증가하는 산소 소모량을 줄이고86), 자가포식 기능을 촉진하여 내이 유모세포의 생존율을 높이며 청각세포의 퇴화를 늦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87). 이외에도 보명환(保命丸), 석곡환(石斛丸), 황기탕(黃芪湯), 용치산(龍齒散) 등의 처방이 활용될 수 있으며, 숙지황(熟地黃), 산수유(山茱萸), 골쇄보(骨碎補), 하수오(何首烏), 흑지마(黑芝麻), 뇌공(雷公), 복령(茯苓) 등 신장(腎)에 작용하는 약재들은 신장(腎)의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청각 세포 손상을 억제하여 난청 치료에도 유효한 것으로 보고되었다81,88).

이를 통해 이명 난청과 같은 귀 증상 치료에 있어서도 귀 자체의 문제만이 아니라 신정(腎精)과 신기(腎氣)의 상태를 파악하여 귀(耳)와 신장(腎)의 내재적 연관성도 고려해야 함을 알 수 있다. 즉, 장부(臟腑)와 오관(五官)의 상호 연계를 중시하는 전통 한의학 이론은 실제 임상에서 효과를 입증하고 있으며, 현대 임상에서도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Fig. 2)

Fig. 2.

The activities of Kidney influence auditory function. From a reproductive perspective, Kidney affects the ear through estrogen, while from the perspective of fluid metabolism, Kidney regulates water balance via ADH, RAAS, and AQP. Moreover, the kidney and the ear share developmental similarities through EMI, and histological similarities involving pericytes and podocytes.


고 찰

본 연구에서는 신장(腎)과 귀(耳) 사이의 발생기전 및 조직학적 공통점을 비교하고, 신장 기능의 변화가 청각과 귀의 건강에 미치는 생리,병리적 현상을 한의학과 생의학의 관점에서 고찰하였다. 특히 한의학적 오행(五行)이론을 토대로 장부(臟腑)와 오관(五官)의 배속(配屬) 관계를 비교하여 해석했다는 것에 연구의 의의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신장(腎)이 귀(耳)를 주관하며, 귀(耳)를 통해 신장(腎)의 상태를 살필 수 있다고 하여, 이 둘을 상호 밀접한 관계로 인식하였다. 발생학적으로도 신장과 귀는 상피–간엽 상호작용(Epithelial-Mesenchymal Interaction)과 SIX1–EYA1와 같은 공통된 신호 경로를 공유하며, 정밀한 수분 및 전해질 조절 기능을 수행하도록 분화한다24). 또한 내이의 페리사이트(pericytes)와 신장의 족세포(podocytes)는 혈관의 안정성 유지, 투과성 조절, 성장인자 분비 등에서 유사한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두 기관이 미세혈관 조절이라는 공통된 기능을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28). 이러한 발생학적, 조직학적 유사성은 귀(耳)가 신장(腎)의 기능이 외부로 드러나는 통로(竅)라는 한의학적 개념과 상통한다.

한의학에서는 생식 에너지로서의 신장정(腎藏精)과 수분 대사의 항상성을 담당하는 신주수(腎主水)의 작용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귀의 생리적 기능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하였다. 또한 신장(腎)의 정(精)을 저장하는 역할은 생식 및 성호르몬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생의학적으로도 신장 기능은 에스트로겐, 갑상선 호르몬, 인슐린 성장유사 인자(IGF-1)와 밀접하게 연관되며, 이러한 호르몬을 매개로 청각 민감도를 높이고 청각 세포를 보호하여 청력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33,41,46). 이는 한의학에서 신장(腎)이 정(精)을 저장하여 청각 기능을 유지한다는 개념과도 유사하다. 한편 신기(腎氣)는 신장의 수분 대사 항상성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내이와 신장은 칼륨 이온 채널과 RAAS 시스템을 공유하여 내이의 미세순환과 청각 기능 유지에 관여한다54,56). 또한 ADH를 통한 압력 조절에서도 내이와 신장은 공통된 생리적 기전을 지닌다64). 이처럼 신장(腎)이 수액대사를 통해 귀(耳)에 영향을 미치는 작용을 신주수(腎主水)라 하며, 신장정(腎藏精)과 신주수(腎主水)에 의한 신장의 귀에 대한 영향은 신장은 귀를 주관한다는 ‘腎主耳’를 통합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다.

귀(耳)와 신장(腎)은 생리적 측면만이 아니라 병리적으로도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 한의학에서는 장부와 오관의 연계를 바탕으로 특정 장부의 기능 저하가 해당 오관의 기능 약화로 이어진다고 본다. 마찬가지로 생의학에서도 귀와 신장의 병리적 상호작용을 중요한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다. 공통된 유전자 경로의 이상 발현, 신장 기능과 청력 간의 상관관계, 신장의 손상에 따른 내이압 변화 및 미세혈관 순환장애 등이 서로 연관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2,70). 동서양 의학에서 바라보는 신장(腎)과 귀(耳)의 관계에 대한 관점을 통해 두 기관의 상호작용과 그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는 한의학에서 설명하는 장부-오관 간 관계가 현대 의학의 생리 및 병리 체계와도 일정 부분 접점을 가짐을 보여준다.

오관과 장부는 해부학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신경, 내분비, 혈관계, 면역계 등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서로 긴밀하게 상호작용한다. 신경의 교차와 통합, 그리고 화학적 신호를 통해 감각 반응이 과민해지는 장기 간 민감화 현상(cross-organ sensitization)은 한 장기의 기능 변화가 다른 장기나 감각기관의 감수성과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89). 신장과 귀는 발생학적으로 SIX1–EYA1 등 공통된 신호 경로와 상피–간엽 상호작용을 공유하고, 성장 및 성호르몬과의 내분비적 상호작용을 통해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더불어 칼륨 이온 채널, RAAS, ADH 조절을 통한 미세혈관 및 체액 조절 기전에서도 두 기관은 기능적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연계성 때문에 장부 기능의 변화는 감각기관의 구조와 기능 변화를 유발할 수 있으며, 반대로 감각기관의 이상은 해당 장부 기능의 저하를 조기에 반영할 수 있다. 실제 신장 질환 환자에서 청력 저하, 이명 등의 이상 소견이 보고되고 있으며, 이는 장부–오관 연계의 병리적 기전을 설명하는 생의학적 근거가 된다.

그러나 신장과 귀의 관계를 충분히 설명하기에는 현재까지의 연구가 부족하며,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인 단계이므로 이 관계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유사성에 근거하여 생리적, 병리적 측면에서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설명을 비교하였으나, 한의학의 이론 체계를 구체적으로 증명하기에는 제한이 있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한의학의 ‘신(腎) 기능계’ 중 귀와 신장 간의 연계성에 초점을 맞추어, ‘신주이(腎主耳)’ 개념과 관련된 해부학적 신장 및 관련 일부 생물학적 상응성(biological correspondence)을 탐색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신장과 귀의 구조적, 기능적 연관성을 동서의학적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고찰한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장부와 오관의 연결을 설명한 한의학적 개념이 생의학의 생리, 병리적 기전과도 부합할 수 있음을 보였으며, 이를 통해 내부 장기의 기능 조절이 외부 감각 기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점을 바탕으로 치료 전략의 다각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본 연구에서 논의된 신장과 귀 사이의 밀접한 연관성은 임상에서 진단과 치료 전략 수립에 활용 가능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여러 선행 연구에서 신기능 저하가 청각 이상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만성 신장 질환 환자에서 청력 이상 여부를 조기에 평가하는 것은 임상적으로 큰 가치를 지닌다. 또한, 스트레스, 과로, 노화, 폐경 등으로 인한 에스트로겐 수치가 저하90) 상황에서 발생하는 청각 이상에 대해, 보신(補腎) 치료가 호르몬 조절을 매개로 청력 보전에 기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처럼 귀 질환 치료에서 신장과 귀의 상호 연관성을 고려한 접근은 환자 교육과 생활 지도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한의학에서는 과로, 수면 부족, 정서적 긴장, 성생활 등으로 선천(先天)의 기(氣)가 소모되어 신허(腎虛)가 유발된다고 본다5). 이러한 개념을 청력 이상 및 신장 기능 저하와 연계하여 설명함으로써, 환자의 생활 전반을 체계적으로 관리 및 조절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통합적 접근은 향후 치료 전략의 다양성을 확대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간(肝)-눈(目), 심(心)-혀(舌) 등 장부와 오관 간 연계성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가 병행된다면, 한의학의 이론체계는 현대 의학의 병태생리학적 해석과 임상 적용이라는 실증적 틀 안에서 재조명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결 론

본 연구는 신장과 귀의 관계를 발생학·조직학, 내분비, 수액대사 측면에서 고찰하여 ‘신주이(腎主耳)’ 개념을 동서의학적으로 재해석하고자 하였다. 신장과 귀는 SIX1–EYA1 경로, 상피–간엽 상호작용, 페리사이트·족세포 등 구조적·기능적 요소를 공유하며, 성호르몬·갑상선호르몬·GH/IGF-1, RAAS, ADH, AQP 및 공통 이온 채널을 매개로 상호 기능의 연관성을 확인하였다. 또한 신장 기능 저하가 이명·난청·현훈 등 이과적 증상과 유의한 상관성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들은 신장이 귀의 병태생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함을 시사한다. 한의학에서는 신허(腎虛)로 인한 신장정(腎藏精)과 신주수(腎主水) 기능 저하가 귀 증상의 주요 병리 기전으로 설명되며, 이에 기반한 보신(補腎) 치료가 청각 기능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았다. 본 연구는 장부와 오관 연계를 설명하는 한의학 이론이 현대 생의학적 기전과 일정 부분 부합함을 보여주었으며, 이를 통해 통합적 진단과 치료의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향후 신장–귀 축의 분자생물학적 연구과 간(肝)-눈(目), 심(心)-혀(舌) 등 체계적 탐구가 지속된다면, 한의학의 이론 체계는 현대 의학의 병태생리학적 해석과 임상 적용의 틀 안에서 더욱 실증적으로 재정립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5학년도 원광대학교의 교비지원에 의해 수행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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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Fig. 1.
Kidney dysfunction can contribute to hearing loss. Uremic toxins can damage neural structures, while electrolyte imbalances may impair ion channel function in the inner ear. Overactivation of the 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 (RAAS) can lead to cochlear ischemia, and systemic inflammation contributes to hearing loss through oxidative stress and microvascular dysfunction.

Fig. 2.

Fig. 2.
The activities of Kidney influence auditory function. From a reproductive perspective, Kidney affects the ear through estrogen, while from the perspective of fluid metabolism, Kidney regulates water balance via ADH, RAAS, and AQP. Moreover, the kidney and the ear share developmental similarities through EMI, and histological similarities involving pericytes and podocytes.